혼자 앉아(獨坐)
서거정
혼자 앉아 찾아오는 손님도 없이
빈 뜰엔 비 기운만 어둑하구나.
물고기가 흔드는지 연잎이 움직이고
까치가 밟았는가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거문고가 젖었어도 줄에서는 소리가 나고
화로는 싸늘한데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진흙길이 출입을 가로막으니
하루 종일 문을 닫아걸고 있는다.
獨坐無來客
空庭雨氣昏
魚搖荷葉動
鵲踏樹梢번(番+羽)
琴潤絃猶響
爐寒火尙存
泥途妨出入
終日可關門
아침에 일어나 어머니가 우려 주신 차 몇잔을 얻어 마실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수없이 손님맞이를 하며 차를 마실 때도 있으며, 가끔 있는 밤길 운전에 일부러 차를 진하게 우려 보온병에 담아 운전하며 마실 때도 있다.
저녁 나절 온다던 오랜 친구가 일이 늦었는지 다음날 온다하여 늦은밤 홀로 차를 마셨다. 물을 끓여 다관과 찻잔을 덥히고 전날 사온 기문홍차를 우려낸다. 차가 우러날 때까지 눈을 감고 물결처럼 일렁이는 마음을 다스려본다. 천천히..차를 넣고, 물을 붓고, 우러난 찻물을 따르는 동안에도 수많은 기억과 꿈이 스쳐간다. 간만에 홀로 마시는 차의 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나 따뜻한 느낌에 한결 차분해졌다.
- 로네펠트의 홍차, 'Winter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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