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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기도할 때  

<질문>저는 기도할 때 제 기도문을 되뇌며 합니다. 그러다보니 무의식적으로

화날 일이 생기면 상대를 이해하거나 참회하는 게 아니라 ‘화낼 일이 없다고 했

는데, 화내면 안 되는데’ 하고 머리로 이해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도 괜찮을

까요? 아직까지는 깊은 참회가 되지 않습니다. 

 

<답변>아주 좋은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기도문을 어떻게 바라봐야 되느냐 하는 문제

인데, 예를 들어서 ‘남편이 부처님입니다.’ 이런 기도문을 받았다고 합시다. 그러면 ‘우

리남편은 부처님입니다.’ 할 때, 부처님은 실수가 있는 사람입니까, 없는 사람입니까?

없는 사람이죠?

 

그러니까 남편이 만약 부처님이라면 우리남편은 아무런 흠이 없는 사람일 텐데, 그런

남편을 보면서 ‘이 사람은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내 기도

문은 다 틀린 것이 됩니다. 그러면 이건 누구 분별일까요? 자기 분별입니다. 그러니 ‘내

가 또 분별을 일으켰구나. 내가 내 생각에 빠졌구나.’ 이렇게 보는 것이 기도문을 제대

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남편은 부처님입니다.’라는 기도문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남편이 부처로 보이지

않습니다. 내 업식 따라 온갖 분별로 남편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때 ‘내가 분별을 일으키

는구나. 내가 또 내 생각에 사로잡혔구나. 내가 또 중생심을 내고 있구나.’ 이렇게 분별

을 일으키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고, 분별이 일어날 때 그것이 일어나는 줄을 알고, 알

았으면 내려놓고 일으킨 것에 대해서 참회해야 합니다.

 

만약에 ‘분별심을 내면 안 된다’라고 기도를 하면 분별심을 내는 자기를 또 못 견뎌 합

니다. ‘아이고, 나는 수행을 아무리 해봐야 허구한 날 분별심만 내고 하면 뭐 하나? 진

전도 없는데.’ 이런 심리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첫째, 분별을 일으킬 때 일으키는 줄을 알아야 합니다.

두 번째, 그것을 지켜봐야 되고, 그것을 내려놔야 합니다. 그래서 점점 더 분별이 일어

나더라도 분별이 일어나는 자기를 보면 바로 사라져버립니다. 이렇게 참회해 가는 것

이 기도문을 받고 정진하는 방법입니다.

 

상대를 미워하고 상대를 원망하고 화를 내고 짜증내는 것은 다 나의 분별에서 일어나

는 것이므로 이것은 상대의 문제가 아니고 나의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이것을 상대의

문제라고 단정을 해버립니다. 이러한 전도몽상에서 깨어나면 이것은 상대의 문제가 아

니고 내 문제가 됩니다.

 

이렇게 일으킨 생각은 나의 분별이고 망상일 뿐이니까 여기에 사로잡힌 자기를 ‘아! 내

가 또 분별을 일으켰구나.’ 하고 분별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화내면 안 된다. 참회해야 된다.’ 하는 식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화내는 자기를 또 못 견뎌합니다. ‘화내지 않겠습니다.’란 기도문을 받았다고

해서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지요.

 

그러면 화내는 자기를 알아 차려야 합니다. ‘아! 내가 또 화를 냈구나.’ 이렇게 알아차리

고 내려놓고, 알아차리고 내려놓고……. 이렇게 공부해 가야 합니다.

 

화나는 자기를 알아차리고, 이것이 상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나로부터 일어나는

것임을 알아서 ‘화내지 않겠습니다.’ 했는데 화를 지금 냈으면 ‘내가 또 화를 냈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금방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렇게 자꾸 정진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화가 일어날 때 바로 알아차리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아예 화가 나지 않기도 합니다. 이렇게 점점 발전해 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는 기도문을 늘 염두에 두고 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화내지 않겠습니

다.’ 하는 기도문이든, ‘우리 남편은 부처님입니다’라는 기도문이든, ‘내 생각을 버리겠

습니다.’라는 기도문이든 방법은 마찬가지입니다. 기도의 원리는 모두 같습니다.

장전 | 2010.04.30 08:38:26 | 조회수(1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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