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혜를 함께 동시에 쓰다
원순스님 송광사 인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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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을 잘 지켜야 마음이 편안해져 고요한 선정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마음이 고요해야 사물을 있는 그대로 지켜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깁니다. 그러므로 계율과 선정과 지혜는 하나의 몸통과 같아서 동시에 배워 나가는 것이라고 하여 삼학(三學)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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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도 <선가귀감>에서 이런 계정혜(戒定慧) 삼학에 대하여 “마음에 아무런 흔적도 없어 분별이 일어날 일이 없는 것을 ‘계율’이라 하고, 분별하여 집착하는 일 없어 헛된 생각이 없는 것을 ‘선정’이라 하며, 거짓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을 ‘지혜’라고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계율은 부처님의 마음을 훔치는 도둑을 잡는 것이요, 선정은 잡은 도둑을 감옥 속에 묶어 놓는 것이며, 지혜는 부처님의 마음을 훔치는 도둑을 죽여 없애는 것입니다. 계율이란 그릇이 먼저 올곧고 굳세어야 선정이란 마음이 점차 맑고 깨끗해지고, 이 마음이 맑고 깨끗해져야 밝은 지혜가 그 속에서 드러납니다. 계율, 선정, 지혜 이 세 가지 배움이야말로 진실로 온갖 번뇌를 없앨 수 있는 것입니다.
계율을 부처님의 근본 마음자리에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대주스님도 관행적으로 쓰는 오계나 십계라고 말하지 않고 “맑고 깨끗하여 오염된 마음이 없는 삶이 계율이요, 오염된 마음이 없어 늘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마음이 선정이며, 그 가운데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 자재한 것이 지혜”라고 말한 것입니다.
[불교신문3395호/2018년5월26일자,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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