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각(等覺)과 묘각(妙覺)
원순스님 송광사 인월암
원문 번역: 문) 경(經)에서 등각(等覺)과 묘각(妙覺)을 말하는데 무엇이 등각이고 무엇이 묘각입니까?
답) 색(色) 자체가 그대로 공(空)인 것을 등각이라 하고, 차별되는 온갖 색의 성품이 다 공이므로 이를 일러 묘각이라 한다. 또 ‘깨달을 것’도 없고, ‘깨달을 것이 없다는 것조차 없는 것, 이를 일러 묘각이라고 한다.
문) 등각과 묘각이 다른 것입니까, 아니면 같은 것입니까?
답) 형상으로 나타나는 인연 따라 임시방편으로 온갖 이름을 내세우지만 본디 바탕은 하나로서 다를 것이 없다. 온갖 법이 다 그러하다.
강설: “색 자체가 그대로 공인 것을 등각”이라 한 것은 <반야심경>의 ‘색즉시공’과 같은 말입니다. 온갖 인연이 모여 생겨나는 모든 색은, 어떤 모습이라도 철저히 분석해 보면 그 실체가 존재하지 않으니, 허깨비와 같아서 공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을 알고 체득하는 것이 부처님의 깨달음 ‘등각’이라고 대주스님은 말합니다.
“차별되는 온갖 색의 성품이 다 공(空)이므로 묘각”이라고 한 것은 ‘‘차별된 온갖 색의 근본 성품이(二性)’ 다 공(空)이라는 것도 ‘색 자체가 그대로 공’이라는 <반야심경>의 ‘색즉시공’과 같은 말입니다. 이 내용을 알고 체득하는 것이 부처님의 깨달음 ‘묘각’이라고 대주스님은 말합니다.
결국 등각과 묘각은 표현만 다를 뿐 내용이 같습니다.
(중략)
알음알이가 사라진 텅 빈 마음에서는 알음알이를 일으킨 무명도 존재하지 않으니, ‘없는 무명’을 없애려고 헛된 노력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명이 사라진 그 마음 자체가 깨달음이니, 그러므로 ‘깨달을 것’도 없고, ‘깨달을 것이 없다는 마음조차 없는 것’을 묘각이라고 대주스님은 말합니다. 형상으로 나타나는 인연 따라 임시방편으로 온갖 이름을 내세우지만 그 모든 것의 본디 바탕은 텅 빈 공일뿐이니 온갖 법이 다 그러합니다. 이 이치를 터득하여 허망한 꿈과 같은 망념들을 멀리 떠나 마침내는 영원토록 행복한 삶을 이루는 것이 불자들의 삶입니다.
[출전 : 불교신문3406호/2018년7월7일자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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