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번째, 수연 스님의 수행의 준비와 실천 <工夫>
이과 : 통찰의 해설
무상(無常)- 한 시점이 전체 시점이라는 시간의 부정(3)
그러나 현상의 본질을 해제(분석)하기 위해서는 한 시점이 전체 시점이라는 시간의 역설을 통해 시공간의 본질이 무상함을 밝혀야 합니다. 현상의 이치는 사유방식을 넘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한 시점이 전체 시점’이란 말을 풀어보겠습니다. 어느 한 순간도 ‘이 시점’ 이외의 다른 시점인 순간이 없습니다.전체가 ‘동시 시점’인 것입니다. 때문에 무상함 속에 순간이란, 전체의 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동시’란 과거 혹은 현재의 어느 한 시점이 있어, 그 순간에 발생이 전후 없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동시라는 시점을 어느 한 순간, 흐르는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이라고 이해한다면 이 또한 오류에 빠져들게 됩니다.
무상을 드러내기 위해 동시가 전체라고 기술했지만, 설명의 전개상 시간을 대상으로 표현한 것일 뿐, 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실재하지 않고 무상하기에 시작되는 순간의 지점이 있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끝나는 지점 또한 있을 수 없습니다. 어느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점도 없는 것입니다.
고정되지도 실재하지도 않기에 어느 지점도 포착할 수 없어서, 지목되는 추상지점을 곧 전체 지점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느 지점을 전체 지점이라고 밖에 할 수 없듯이 지목할 수 없는 시간은 실체가 없는 무상입니다. 시간은 무상하여 실체가 없기에 포착할 수 없습니다. 포착되지 않는 순간 지점을 지목한다면 추량해서 일으킨 왜곡된 지목입니다, 없는 순간을 있다고 지목한 것입니다. 시간이 허구인데 추량으로 실체를 부여해버린 것입니다.
시간은 다만 인식에서 일어난 허구의 개념으로 허망한 추상입니다. 추상의 개념인 시간이 허망한 것이라는 시간의 부정을 통해, 시간이 무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65-66쪽>
2019년1월4일 아침, 현담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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