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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족의 비극
고향에 있었던 일 가운데 하나 더 소개할까 한다.
이 일은 아주 비극적인 일에 해당한다. 석가족은 인접한 코살라 국의 새로운 왕인 비유리에 의해서 멸망했는데, 그 때 부처님께서 취한 태도는 참으로 인상적이다.
비유리 왕은 군대를 동원하여 카필라 성을 치려고 했다. 그 때 부처님은 비유리와 군사들이 지나가려고 하는 길목을 앞질러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 잎이 무성한 큰 나무가 있는 데도 부처님은 잎이 적은 고목나무 아래 앉아 계셨다.
비유리는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어째서 무성한 나무 아래 앉지 않고 잎이 적은 고목나무 아래 앉아 있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부처님은 "친족의 그늘은 시원하다."는 말 한마디만 하였다. 이 말을 들은 비유리는 군대를 돌려서 퇴각시켰다.
두번째로 비유리가 군대를 동원할 때도 부처님은 같은 행동을 보였다. 역시 비유리는 정복을 포기하고 돌아갔다. 세번째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네번째에는 부처님도 나무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는 일을 그만 두었다. 그리하여 비유리는 석가족을 정복하는 뜻을 관철시켰다.
여기에서 고목나무는 석가족을 나타내고 무성한 큰 나무는 코살라 국을 나타낸다. 이처럼 부처님은 쓰러져 가는 고목과 같은 고국에 한없는 애정을 보여 주었다. 고국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신 부처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부처님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이나 인간적인 면은 이런 데서 잘 나타나는 것 같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부처님게서 세상 일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현장에 달려가서 진력하신 모습을 볼 수 있다.
흔히 부처님을 여래(如來)라고 부른다. 이 말은 진리로부터 온 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진리의 세계로 갔다가[如去] 우리의 고민과 아픔을 함께 하고 그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다시 오셨다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도 우리는 부처님의 중생 사랑, 현실 사랑의 따스한 모습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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