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우(尋牛)
가히 우습구나. 소 찾는 자여.
소를 타고 다시 소를 찾네.
볕 비낀 방초 길에
이 일이 실로 길고 길구나.
(종래로 잃지 않았거니 무엇하려고 애써 찾는가?)
2. 견적(見跡)
원숭이와 새들은 봄 마음을 토하는데
태고의 옛 길 오르려 왜 근심하는가.
그 가운데 소식 있거늘
그윽한 자취 구름 숲속에 역력하구나.
(본래심은 잃지 않고 무심으로 도는 가까워질수 있으며
진세=塵世로 치닫는 중생심이 무심으로 본래심에 이를수 있다)
3. 노현전체(露現全體)
오랜 세월 서로 같이 하다가,
돌연히 한 구역을 사무쳤네.
일찍이 듣자니 설산 속에
젖 향기가 만년이나 머물렀다 하네.
(자신의 본래 면목을 찾는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가 되는
육근의 장애를 벗어나야 하며, 그것을 벗어났을 때
자신본연의 모습을 알수 있다.)
4. 조복보임(調伏保任)
풀밭에 놓아먹인 지 얼마였던가
실로 고삐 놓기 어려웠네.
다행히 오늘에 노력함 있어
강산을 내가 거두어 다하리.
(견성의 단계에 있어서도 일어나는 우악한 마음을 순화할
채찍이 있어야 한다. 즉 견성후에도 수행을 놓으면 안된다.)
5. 목우(牧牛)
채찍과 밧줄로 몸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라.
한 걸음 진애(塵埃)속에 들어갈까 두렵다.
길이 들면 순해지리라.
매어 두지 않아도 스스로 사람을 따르리라.
(얻기는 쉬우나 지키기는 어렵도다.
견성 후 더욱 수행에 정진하라)
6. 임운귀가
동서와 내외가 원래 없거늘
내 마음대로 집을 향해 가노라.
한 가지 구멍 없는 젓대
소리마다 자유롭기는 아직 일러.
(예리한 창으로 이미 타파해 버리고 보니, 득실이 도리어
공(空)이로다. 나무꾼은 촌에서 노래를 부르고 아이들은
들에서 젓대를 분다.)
7. 망우존인(忘牛存人)
바람 앞 등불과 물거품, 일 마쳤는데
무엇을 다시 구하려 하는고.
장안대로에 말을 부치노니
소리 앞에 아직 쉬지 못하였네.
(소는 사라지고 '나'만 남아 있다. 이는 찾아야 할 것을
찾았으나 그것에 집착함은 또다른 실(失)을 의미하므로 찾았던
그것마저 완전히 버려야 한다.)
8. 인우구망(人牛俱忘)
적광토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는데
쭉방울만 하나 더 얻었네.
이 도리가 별스런 데 있지 않아서
산은 높고 물은 저절로 흐르는구나.
(채찍과 사람, 소가 모두 공하여 조종(祖宗)이 계합한다.
이 단계에 이르러 구분이나 분별의 대립세계가 온전히 사라진다.)
9. 반본환원(返本還源)
본원에 돌아옴에 이미 힘썼다 어찌하나
직하에 장님 귀머거리 아니면 암자에 보이지 않는다.
물은 스스로 망망하고 꽃은 저절로 붉구나.
(모든 주객의 구분을 넘어 본래 자신의 면목에 도달하니,
본래 면목의 참 본성이 드러나는 것이다. 소는 사라졌고
소가 없으로 나도 더 이상 목동이 아니다. 발우에 자루를
붙이는것이 필요없듯이, 또 조리가 새는것이 당연하듯이
본래 면목의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본래심의
발현이 자연스럽다.)
10. 이류중사(異類中事)
터럭을 쓰고 겸하여 뿔을 이었으니,
등탑(燈榻)이 말하기를, 추추하더라.
불조(佛祖)의 밖의 이 몸이여,
긴 세월 저잣거리로 싸다니네.
(견성에 머물지 않고 저잣거리에서 자리이타와 하화중생의
자비행을 실천하여야 한다.)
=== 경허와 만공의 선사상(禪思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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