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도 살생의 보를 받는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우타이라는 아라한이 한 바라문 여자에게 설법을 해주었다. 후에 여자는 도적과 모의하여 아라한을 살해하고, 머리를 베어 잿구덩이에 묻었다. 국왕이 이 일을 발견한 후 도적과 여자를 붙잡아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였으며, 아울러 도적의 권속 오백 명의 수족을 자르는 형벌을 내렸다. 그 당시 불제자가 석가모니부처님께 이 사건의 인연을 물었을 때,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옛날 녹야원에 범시 국왕이 있었는데, 어느 날 꿈속에서 자신의 창자가 도시를 묶고 있는 것을 보았다. 국왕은 바라문 대신에게 이 꿈의 길흉을 물었다. 바라문은 본래 그 꿈이 좋은 꿈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자신과 오백 명의 권속의 이익을 위하여 많은 소를 잡아 대중들에게 공양해야 한다고 답하였다.
당시 어미소와 아비소가 있었는데, 국왕은 본래 살생하고 싶지 않았으나 바라문 대신이 꼭 죽여야 한다고 고집하여, 이 두 마리 소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횡화를 당하게 되었다. 이 두 마리의 소는 죽을 때 나쁜 원을 발하기를, 장래 이 원수를 갚고 바라문의 권속 오백 명의 수족을 자를 것을 맹세하였다. 그때의 범시 국왕은 현재의 국왕이며, 당시의 대신은 현재의 아라한 우타이이며, 오백 명의 권속은 즉 오백 명의 도적이며, 당시의 어미소와 아비소는 현재의 여자와 도적이다.
그리고 성자 용맹 보살이 그 머리를 보시한 이야기가 있다. 이전 인도의 낙행왕이 태자였을 때, 일찍 왕위를 계승하기 위하여 용맹 보살에게 그 머리를 보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태자는 먼저 보검으로 베었으나, 허공을 벤 것처럼 아무런 손상이 없었다. 용맹 보살은 자기의 병기(兵器) 업장이 이미 소멸하였으며, 단지 이전에 풀을 벨 때 벌레 한 마리를 죽인 적이 있는데 그 과보를 아직 받지 않았으니 오직 길상초로서 그의 머리를 벨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나중에 과연 그의 말대로 되었다.
대원만(大圓滿) 전승(傳承)조사이신 비로자나는 이전 세상에서 비구가 되었을 때, 몸에 있는 이를 죽인 적이 있는데 그 과보로 이가 많이 들끓는 감옥에 갇힌 적이 있다.
비록 모든 성자들이 이미 안으로 상응한 공성(空性)을 증득하여 바깥 경계가 그들에 대하여 아무런 이로움과 해로움이 없지만, 현상계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환(幻)과 같은 업보를 감수해야 한다. 이것도 또한 인과가 진실하며 거짓이 아니라는 것의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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