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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 초기 공사상 유행 이유
대승 초기 공사상 유행 이유


 




이해의 길 24

우리나라 불자들은 〈니까야〉나 〈아함경〉과 같은 근본경전보다는 〈금강경〉이나 〈화엄경〉, 〈법화경〉과 같은 대승경전을 더 좋아한다. 이러한 대승경전은 대승불교가 성립한 BC 1세기경부터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지는 13세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경전과 사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승 초기(BC1세기~AD3세기)에는 주로 〈금강경〉이나 〈반야심경〉을 중심으로 공사상(空思想)이 유행하며, 중기(3세기~6세기 중엽)에는 불성(佛性)과 여래장(如來藏), 유식사상(唯識思想)이 유행한다. 이슬람의 침입으로 불교가 소멸되는 후기(6세기 중엽~13세기)에는 주로 밀교(密敎)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렇다면 대승 초기에 공사상이 유행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무엇보다 공사상이 부파불교의 실재론을 타파하는 매우 강력한 무기였기 때문이다. 붓다의 근본 가르침은 연기와 무아, 무상이 핵심이다. 그런데 부파불교에 이르러 붓다의 사상이 왜곡되기 시작한다.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처럼 부파의 이름에서 그 의도를 대놓고 드러내기도 한다. 글자 그대로 일체가 있다는 것을 설하는 부파라는 뜻이다. 그들은 나는 공하지만 나를 이루고 있는 5온(蘊)과 같은 법(法)은 있다(有)고 주장하였다. 이를 ‘아공법유(我空法有)’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붓다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생기고(因緣生) 인연이 다하면 소멸하는(因緣滅) 다이내믹한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5온’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반야심경〉에서 ‘5온이 모두 공하다(五蘊皆空)’고 강력하게 외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관자재보살은 공이라는 무기로 5온에 대한 집착을 타파하고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난(度一切苦厄) 것이다.

둘째로는 공사상이 유행한 이유를 부파불교의 해탈론(解脫論)론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단혹증리론(斷惑證理論)’이라 하는데, 글자 그대로 미혹, 번뇌를 끊고 진리를 깨친다는 뜻이다. 그들은 번뇌를 끊기 위해 이를 세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10가지 근본번뇌(十惑)가 있고 이로부터 108번뇌와 같은 지말번뇌가 일어난다고 하였다. 이런 분석을 통해 그들은 근본적으로 번뇌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들은 치명적인 오류에 빠지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번뇌를 실체시하는 것이었다. 번뇌를 끊고 행복에 이르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번뇌가 ‘있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공사상은 이런 입장에 날카로운 메스를 가한다. 그들이 번뇌를 실체시하는 것 자체가 괴로움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번뇌 또한 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술에 취해 걷다가 전봇대에 머리를 ‘꽝!’ 부딪쳤다고 해보자. 순간 눈앞에서 별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런 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착각이고 망상일 뿐이다. 어찌 보면 별을 없애기 위해 있지도 않은 별의 실체를 연구하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술이 깨면 자연히 사라지는데 말이다. 이런 일이 우습고 바보 같이 보일지 몰라도 중생들의 삶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공사상은 붓다가 보여준 연기의 진리를 재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공은 부파불교의 실재론을 타파하는데 연기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이었다. 연기가 상대를 향해서 날리는 짧은 주먹이라면 공은 상대의 공격을 한 방에 무너트리는 강력한 카운터펀치라고 비유하면 어떨까싶다. 부파불교가 실재론이라는 한 방을 날렸는데, 대승에서는 이를 부정하면서 공이라는 펀치로 받아친 셈이다.

대승불교를 일으킨 사람들은 부파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번뇌에 집착한다고 보았다. 붓다의 가르침은 단순했다. 모든 것은 공하기 때문에 번뇌 또한 공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실을 전하기 위해 대승 초기에 600부나 되는 방대한 경전군(群)인 〈반야경〉이 만들어졌다. 이 경전들은 공의 이치를 깨친 손오공(孫悟空)이 번뇌, 망상이라는 요괴를 만날 때마다 사용한 여의봉(如意棒)이었다.

 

(출전 - 현대불교신문 2019.12.06 일자 기사)

2019.12.07 10:08:39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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