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젖어 들어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란 시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 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달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그렇듯이 조계종의 동량으로 자라날 행자들을 잘 감싸 안고 지도해 주십사하고 부탁의 말씀을 올린 것이다. 그때 그 편지와 정안밤 한 봉지를 받고는 얼마나 많은 이가 전화를 해왔는지 모른다. 그건 단순한 밤 한 봉지를 떠나 그 안에 담긴 마음이 소중하고 감사하기 때문일 게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순수를 꿈꾸며’라는 시에서 “모래 한 알에서 세계를 보고/ 들꽃 한 점에서 천국을 보니/ 내 손안의 무한을 움켜쥐고/ 순간속의 영원을 놓치지 말라”라고 노래했다. 그런 마음을 간직한 사람은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주인공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게다.
<출전 : 불교신문, 진광 스님 글 일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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