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읊다 (유성룡 1542~1607)
맑은 백발은 이미 어깨를 덮었고
금년의 기력은 작년보다 줄었네.
세상사 뜬구름과 흐르는 물 같으니
평생을 차 솦과 약탕가에서 보냈구나.
새로 낸 작은 문 옆으로 대숲이 이었는데
어리석은 노비는 밭 갈 걱정만 하네.
고요한 가운데 손익을 조금 알 걷도 같네.
한 숨 뒤에는 또 기쁨이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