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鏡峰스님과 日陀스님의 이야기
 



-경봉(鏡峰)스님 -




- 일타(日陀)스님 -



대선지식 경봉(鏡峰)스님과 일타(日陀)스님의 대화



“인생은 연극이다.
중은 중의 배역을 잘해야 하고,
속인은 속인의 배역을 잘해야 한다.
사바세계에 왔으니 근심 걱정 놓아버리고
한바탕 멋들어지게 살아라.”

경봉의 법문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만큼 울림이 컸고 감동을 주었다.
법문을 들은 산내 암자의 수좌나 신도들이
극락암을 내려가지 않고
경봉이 머문 방 앞에서 서성거렸다.
일타도 방 앞에서 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축축한 바람이 또 불어오더니
멎었던 봄비가 다시 한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했다.
방문을 활짝 열어 놓았으므로 방 안의 풍경이 다 드러나 보였다.
경봉은 자신을 만나러 온 사람들에게
시자가 우려 온 차를 일일이 따라 주고 있었다.
수좌들과 주고받는 얘기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한 수좌는 경봉을 다시 만난 지 5년이 되는 모양이었다.

“5년 동안 공부한 것을 내놓아 보시게.”

“스님, 내놓을 거 있습니까.
벌써 이 방에 꽉 차 있습니다.”

“방에만 찼지 그대에게는 차지 않았구나.”

수좌는 말을 더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한참 후 수좌가 경봉에게 다시 물었다.

“스님, 어찌 하면 공부를 마칠 수 있습니까.”

“야반삼경에 촛불춤을 보거라(夜半三更 觀燭舞).”

일타는 밖에서 두 사람의 문답을 들으며 나름대로 생각했다.

″당신이 잠을 잊고 용맹 정진하던 중
야반삼경에 촛불춤을 보고 대오하신
경험을 말씀하시고 있는 거구나.
수좌에게 공부 한번 제대로 해보라는 말씀이 아닐까.’

경봉은 수좌에게 당부하는 말을 계속했다.

“지지부진 진취가 없거든
산에 가서 발을 쭉 뻗고 실컷 울어라.
뼈에 사무치는 울음을 울어야 한다.
참선 공부는 철저하게 생명을 걸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에 돈 버는 것도 10여 년간
풍풍우우(風風雨雨)에 피땀 흘려야 가능한데
하물며 가치를 따질 수 없는
무가보인 자기보장(自己寶藏 : 마음부처)을 찾는 수행은
생명 걸고 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저 간단없이 오나가나 앉으나 누우나
일여(一如)해져서 전에는 그렇지 않던 것이
그저 밥 먹을 때에도 들리고
가도 들리고 대소변을 보던지 이야기를 해도
목전에 역력히 드러남은 물론
꿈 가운데서도 일여해서 화두가 독로해야 한다.”

경봉은 삶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신도에게도 자상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인생은 연극이다.
중은 중의 배역을 잘해야 하고
속인은 속인의 배역을 잘해야 한다.
그래야 멋들어진 연극이 된다.
이왕 사바세계에 왔으니 근심걱정 놓아버리고
한바탕 멋들어지게 살아라.”

신도에게 용기를 주는 얘기도 하고 있었다.

“사람과 만물을 살려 주는 것은 물이다.
갈 길을 찾아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은 물이다.
어려운 굽이를 만날수록
더욱 힘을 내는 것이 물이다.
물처럼 살아라.”

비가 더 세차게 내릴 무렵에야
일타는 경봉과 대면했다.
방 안에는 이미 촛불이 켜져 있었다.
기와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가
제법 커졌을 때는 수좌들과 신도들이
비를 피해 서둘러 암자를 내려간 뒤였으므로
경내는 솔 숲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했다.
빗소리는 가만가만 속삭이듯 들려오고 있었다.

“오래 기다렸지.
어서 들어오게, 일타수좌.”

“큰스님, 인사드리겠습니다.”

경봉은 아직 강원 학인인 일타에게
수좌란 호칭으로 부르고 있었다.
경봉은 자신에게 삼배를 올리는
일타를 이미 알고 있었다.
일타의 은사 고경이 경봉을 만날 때마다
일타를 자랑하곤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송광사에서 하안거, 복천암 선방에서 동안거를 나고
지금은 통도사 강원에 있습니다.”

“그래, 공부는 할 만한가.”

“지금은 비록 강원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참선정진을 하고 싶습니다.”

“자네 은사인 고경스님도 내생에는 참선을 한다고 했지.
일타수좌가 은사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크게 깨쳐 보게나.”

“명심하겠습니다.”

시자가 다시 차를 우려 왔다.
경봉은 차를 많이 마셨음인지
마시는 둥 마는 둥하고는 일타에게 권했다.

“일완청다(一梡淸茶)이니 한 잔 더 마시게.”
일타는 그윽한 차향을 맡으며 조금씩 마셨다.

“극락암 입구에 있는 콩밭을 보았는가.”

“네, 큰스님.”

“허헛헛.”

경봉은 다짜고짜 크게 웃어젖혔다.

“큰스님, 왜 웃습니까.”

“콩밭에 서 있는 허수아비는 보았는가.”

“보았습니다.”

“음, 지금은 들소가 나타나지 않는 모양이구먼. 허헛헛.”

경봉은 해방이 되던 1945년 8월 초에 있었던 일이라며
껄껄 웃으며 얘기를 했다.
콩밭에 산짐승을 쫓기 위해 마른 풀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세워두었는데
어느 날 소가 달려들어 콩은 물론이고
허수아비까지 먹어버린 일이었다.

극락암 대중들은 그 일을 경봉에게 보고하며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콩 농사를 짓는 것도 암자 살림 중 일부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경봉은 한 스님에게 보고를 받더니
야단을 치기는커녕 손뼉을 치며 시 한 수를 읊조렸다.

마른 풀로 사람을 만들어 옷 입혔더니
들새와 산짐승들 사람인 줄 의심했네
흉년과 험한 세상 아랑곳 안 하고
전쟁 나서 징병해도 민적에서 빠졌구나
서 있는 그 모양 언제 봐도 춤추는 듯
형용은 야밤중에 다시 새로워
들 소가 힘도 세고 눈까지 밝아
콩밭에 뛰어들어 허수아비를 먹어버렸네.

일타는 경봉이 왜 허수아비 얘기를 꺼내는지 이해했다.
강원에서 공부를 하든 선방에서 참선을 하든
산짐승이나 들새처럼 허수아비를 의심하지 말고
오히려 허수아비조차 먹어버리는
우직한 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함이었다.

또한 경봉은 일타에게 인연의 지중함을 얘기했다.

“흘러가는 시냇물 가에서
물소리를 많이 듣고 자란 대를 베서
퉁소나 젓대를 만들면
그 소리가 여느 대밭의 대보다 소리가 배나 곱다.

오동나무도 보통 산중에서 자란 것보다
물가에서 물소리를 듣고 자란 것을 베서
거문고나 가야금을 만들며 소리가 배나 곱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말이라도
귀를 지나가면 누구에게나 여래장으로 통하게 되는데
이 여래장을 통해서 지나가면 언제든지 나오게 된다.”

일타는 차를 마시다 말고
찻잔을 내려놓으며 합장했다.
빗소리는 두 사람이 차를 마실 때만
속삭이듯 들려오는 듯했다.
경봉의 얘기를 듣는 동안에는
아득하게 물러나 있다가도
말없이 차를 마시는 동안에는
방 안 깊숙이까지 들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경봉은 피곤한 듯 다탁을 밀치며 물었다.

“그래, 내게 무엇을 말하러 왔는가.”

“큰스님, 『서장』에 난해한 대목이 있습니다.
어찌 이해해야 하는지 여쭙고 싶어서 왔습니다.”

“『서장』은 깨닫기 전보다
깨닫고 나서 스스로 자기를 점검할 때
아주 중요한 책이지.”

“깨닫고 난 후 봐야 하는 책입니까.?”

“내가 해인사 선방에 있을 때
나를 지도했던 제산 조실스님에게
내 오도송을 보냈더니
장제형장(張提刑章)을 보라는
편지를 보내 주었다네.
일타수좌가 지금 그 부분을 한번 소리 내어 읽어 보겠는가.”

일타는 얼떨결에
『서장』의 내용 중에 장제형장을 읽어내려 갔다.

“노거사의 행동 하나하나는
그윽하게 도와 합치하지만
다만 아직 단번에 확 내려놓지를 못했을 뿐입니다.
만약 매일매일 온갖 인연에 대응하면서도
옛 걸음(故步)을 잃지 않는다면
단번에 확 내려놓을 수 없다 해도
임종 때에는 염라대왕이 팔짱을 끼고 항복할 겁니다.
하물며 일념(一念)이 대응해 있다면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내 눈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행동을 살펴보건대 작은 일이나 큰일이나
적당하게 조절함으로써 지나침이 없습니다.
이는 바로 도에 합치돼 있음입니다.

여기까지 와서는
번뇌라는 생각도 일으키지 않아야 하며
불법이란 생각도 일으키지 않아야 합니다.
불법이나 번뇌나 모두 밖의 일이니까요.
그렇다고 하는 생각도 일으키지 않아야 합니다.
다만..
자기 자신을 돌이켜보십시오.

"이와 같은 생각은 어디서 오는가.
행동할 때는 어떤 모습이 있는가.
행동을 알면
자기 마음대로 되며
마치지 않은 일이 없고 지나침이 없다.
바로 그때 누구의 은혜를 받을 것인가."라고
회광반조 하십시오.
이와 같이 공부하여 한동안 지나게 되면
마치 활쏘기를 배워서 자연히 과녁을 맞히는 것과
같은 형편이 될 겁니다.”

일타는 『서장』 장제형장을 읽다 말고
잠시 호흡을 멈추었다.
송광사 삼일암 선방과 복천암 선방에서
화두를 들고 참선하던 기억이 떠올라서였다.
목숨을 바치는 공부라면
역시 참선정진 밖에 없을 것 같았다.

“왜 읽다 마는 것인가.”

“좌복에 앉아 있을 때가 그립습니다.”

일타는 마저 읽었다.

“전도(顚倒)한 중생은
자기를 잃고 대상의 사물만 쫓아가다가
사소한 욕심에 빠져서
그지없는 괴로움을 받고 있습니다.
날마다 아직 눈도 뜨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아
깬 듯 만 듯할 때부터 식심(識心)은
이미 분분히 일어나 망상을 따라 흘러갑니다.

선악의 행위를 아직 짓지 않았지만
천당과 지옥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을 때부터
이미 가슴 속에 일시에 이루어져 있으니
선악의 행위가 발할 때를 기다린다면
벌써 제 8식에 떨어진 겁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근(根 : 감각)은
자기 마음에서 나온다.
기(器 : 무정물), 신(身) 등의 장식(藏識)은
망상이 그것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것들은 강물처럼 씨앗처럼
등불처럼 바람처럼 구름처럼
찰나에 바뀌면서 깨어진다.
그 조급함은 원숭이처럼 왁자지껄 설쳐대며
파리처럼 더러운 데를 즐기고
바람 앞의 등불처럼 느긋하지 못하고
무시(無始) 이래의 내려온 허망한 습기(習氣)의
인(因)은 두레박줄처럼 빙빙 돌고 돈다."

이 말씀을 터득하여 타파할 수 있다면
즉시 남도 없고 나도 없는 지혜(無人無我智)라고 부르겠습니다.
천당이고 지옥이고 별천지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당사자가 깬 듯 만 듯하여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을 때의
가슴속에 있는 것이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선악의 생각을 일으킨 듯 만 듯하고
잠을 깬 듯 만 듯할 때 반드시 되비쳐 보고
되비쳐 볼 때는 억지로 힘을 들여 다투지 마십시오.
다툰다면 힘만 낭비할 뿐입니다.

승찬 조사가

"움직임을 그쳐 고요함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그치려고 할수록 더욱 움직인다."

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나날이 쓰는 번뇌 속에서
차츰차츰 힘이 덜어지는 걸 깨달을 때가
바로 본인이 힘을 얻는 곳이요
바로 본인이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는 곳이요….”

경봉은 갑자기 일타에게
『서장』을 덮으라고 말했다.

“그만 읽게나. 무슨 뜻인지 알고 읽는 것인가.”

일타는 솔직하게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모른다는 것만으로도
큰 이익을 얻었다고 생각하게.
화두를 들고 정진하다 보면
저절로 터득할 때가 있을 것이니
너무 서두르지는 말게나.
강원의 공부도 설익은 자네를 익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니 열심히 하게나.
내가 앞에서 얘기한 콩밭을 망쳐놓은
소처럼 말이네.”

일타는 경봉에게 묻고자 가지고 왔던
『서장』을 다시 펴지 않았다.
강원에서는 『서장』의 대의나 안 다음
화두를 들고 힘을 얻었을 때 펼쳐놓고 점검하기로 했다.

“다시 뵐 때 여쭙겠습니다.”

일타는 문득 분심이 일었다.
『서장』의 난해한 구절을 질문하고자
큰절에서 10여 리를 걸어 올라왔지만
입도 벙긋 못하고 내려가는 자신이 초라했다.
일타는 어디서든 목숨을 걸겠다고 어금니를 물었다.
일타가 캄캄한 마당으로 내려서려 하자
경봉이 그제야 말렸다.

“캄캄하고 비까지 오는데
극락에서 자고 내일 새벽에 가지 그런가.”

“저를 기다리는 도반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순간, 경봉이 또 다시 껄껄 소리 내어 말했다.

“문 밖을 나서면 거기는 돌도 많고
물도 많으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도 말고
물에 미끄러져 옷도 버리지 말고 잘 가게나.”

일타는 걸음을 멈추고서 뒷짐을 지고 웃는
경봉의 잔영이 가실 때까지 비를 맞았다.
툭 던진 말이었지만 일타의 가슴속에는
파문이 일었다.

경봉은 일타에게 단순한 산길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돌부리도 많고
미끄러운 물도 많은
수행자의 길을 말하고 있었다.
잠시 후 일타는 자신의 업장을 녹이는 듯한
비를 맞으며 산길을 걸어내려 갔다.



2023.05.02 18:02:53 | 내 블로그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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