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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낭자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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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nnae    
청원 (grinnae)
보림사 공주(공양주의 줄임말이래요),청원낭자의 작은 보금자리입니다. 성불하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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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이 끊긴동안 많은 ...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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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라고 인사를 드리게 된건, 절에 다니면서부터 인것 같습니다.
 어제 늦은 시간에는 작지만 즐거운 모임이 있었습니다.
 석달여 동안 공사를 하면서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 주신 덕에
며칠전 성도재일에는 회향식 겸 지장보살 후불탱화 점안식을 치뤘지요. 
그동안의 일들을 떠올리며 스님이나 신도분들 모두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제의 모임에는 특히 공사기간 내내 매일 올라와서 같이 일을 하셨던
신도분들이 가족과 함께 음식을 장만하여 모였습니다. 아직 전기공사가
끝나지 않아 백열전구를 몇 개 밝히고 마침 새로 깔은 대중방 바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님께서 해 주신 '석청기(石靑基)'라는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된 것은
10여년전의 일이었습니다. 자신의 명(命)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말에
절망하던 석청기는 우연히 한 노인을 만나 흰 콩과 검은 콩이 각각 담긴
그릇과, 비어있는 그릇을 받아 그동안 살아오면서 해왔던 일들을 하나씩
떠올리면서 착한 일에는 흰 콩을, 잘못했던 일에는 검은 콩을 비어 있는
그릇에 하나씩 담으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흰 콩보다는 검은 콩의 갯수가 점점 많아 짐에 부끄러움을
느끼던 그는 한 가지 생각난 일에 난처해 합니다. 
 그것은 의원이었던 그가 어떤 부자의 딸을 치료해 준 일이었는데, 그리
큰 병이 아니어서 흔한 약재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너무 흔하여
그 부자가 믿지 않는 눈치여서 할 수없이 약값을 수십배로 올려서 받은
일이었습니다. 결과로는 환자의 병을 낫게 했지만 턱없이 약값을 부풀린
것은 남을 속인 일이니 어떤 콩을 넣어야 할지 난감한 일이었지요.
양 손에 흰 콩과 검은 콩을 든 채로 고민을 하다보니 어느덧 며칠이 지났는지
모르고  노인의 불호령에 주위를 둘러보니 며칠동안 내린 눈이 코 앞까지
쌓였답니다. 그리고 자신 앞에 남아 있다던 짧은 생의 시간이 훌쩍 넘어가
버렸음을 깨닫습니다. 기뻐하며 방책을 일러준 노인에게 절을 올리니,
노인은 그에게 <一日十供>이라는 글귀를 적어주며 평생 그리 할 것을 당부
합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간  석청기는 그때부터 죽는 날까지 하루 열가지 공덕을
짓기 위해 애썼고, 마흔이  넘도록 자식이 없었으나 뒤늦게 세 자식을 얻어
자신의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도 석청기처럼 어떤 절망의 시점에 있었습니다.
어둡고 모든게 원망스럽기만 하던 때에 조그마한 빛과도 같은 불법을 만나
지금껏 살아 오면서 그 시점이 제게 얼마나 커다란 축복인가를 새삼 깨닫습니다.
그 시점을 겪이 않았더라면 아마 늘 '받기만'하려 하고 그것이 당연히 내 몫이라고
우쭐했을겁니다.
 어머니께서 아픈 나를 병원이 아닌 절에 데려다 주셨을때,
 아무 것도 없는 산에 솥을 걸고 불을 지피며 시작한 공사..
 아직도 법당은 천막이고 해마다 반복되는 공사에 어수선한 주변, 몸과 마음의
고단함에 지치고 짜증날 때.
 다른 사람들처럼 절에 다니며 좋은 일 많이 하고 우리 가족들끼리 편하게
지낼 수 있을텐데 왜 부모님은 힘들여 이 곳까지 와서 그러실까..하고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아마도 하루 열가지 공덕을 짓기 위해 늘 주위를 둘러보다가
어느새 그것이 익숙해져 자신의 집 창고가 텅 비어버렸다는 석청기의 마음처럼
부모님도 그렇게 사시려고 철없는 우리 형제들을 다독여가며 이끌어 주시는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쩔 때는 즐겁고, 어쩔 때는 힘들고..사람들이 가끔 제게 한적한 산 속에서 사는게
어떠냐고 물으면  그렇게 대답합니다. 굳이 '복을 짓기 위해'라는 거창한 발원은 없지만
툴툴거리는 가운데서도 늘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는 확신은 듭니다.
 자꾸만 쉽게 잊어버리지만 거듭 다짐해 봅니다. 내가 만나는 이 행운을 기꺼이
즐겁게 맞이하겠다고.. 말이 좀 길어졌지요. '날마다 복 짓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2004년쯤에 썼던 글인데, 지난 글을 뒤적이다 발견해서 읽어보니 마음이 새롭습니다.
  작년 여름에 기적적으로 어머니께서 간이식 수술을 받으면서 또 한번 큰 고비를 넘기
 고 나니 이 글을 읽으며 만감이 교차하네요. 
  그 오래전부터 다짐해 왔던 것처럼, 항상 갖가지 방편으로 이끌어 주시는 자비하신

불보살님의 가피를 회향할 수 있도록  감사하며 부지런히 정진하겠습니다.

2010.01.12 00:18:59 | 내 블로그 담기
적경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복 많이 지을게요.
2010.01.17 10: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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