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중삼관(窟中三關)
1953년 여름, 효봉(曉峰) 노스님은 경남 통영에 있는 미륵산 용화사(龍華寺) 뒷산 중턱, 조촐한 토굴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고 계셨다.
때는 6·25사변 직후라, 많은 수행 납자(衲子)들이 남방으로 피난하여 인근 사찰이나 암자에 모여 정진하면서 어렵게 살던 시절이었다.
이때 효봉 노스님은 하안거 반산림에 다음과 같은 법문을 하셨다.
대중들에게 밥값을 추심 하기 위한 채찍인 『굴중삼관(窟中三關)』이었다.
첫째: 미륵산 속에 사는 큰 호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반신(半身)은 개요, 반신은 호랑이다. 이것을 호랑이라 할까, 개라 할까?
둘째: 하늘에 검고 흰 두 달[黑白兩月]이 있는데 검은 달은 서쪽에서 오고, 흰 달은 동쪽에서 오다가 두 달이 서로 만나 합해서 한 달[一月]이 된다. 이것이 무슨 도리인고?
셋째: 삼계(三界)가 온통 뜨거운 화로[紅爐]인데 어떻게 하면 한 점의 눈[一點雪]을 뜨거운 불 속에서 얻을 수 있을까?
그렇다. 이 세 관문(關門)을 분명히 투득 해야만 인천의 안목[人天眼目]을 갖춘 출격대장부(出格大丈夫)요, 능히 일용천금(日用千金)의 밥값을 계산할 수 있는 무애자재인이 되는 것이다.
수행인은 마땅히 자기자성을 깨달아 생사를 해탈하고 불조(佛祖)의 혜명을 계승하여 요익중생함이 본원력(本願力)이기 때문에 눈밝은 선지식의 경책이 절실히 요청된다.
삼복염천에 애써 정진하는 제방 납자(衲子)들의 활발발한 소식 있기를 바란다.
-[曉峰大宗師 法語集] 중에서-
현호 스님 / [마음의 양식]
* < 법련사보 > 1998년 8월호. 통권 59호 *
오랫만에 퍼와봅니다.
|
|
묘경
|
시간이 지나도 언제 보아도
느낌이 오는 글입니다.
|
2009.02.26 13:36:33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