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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1

2007's 어느 여름. 침묵하는 텅빈 공간속 햇살을 올려다보며ㅡ.

(성철스님께서는) 가르침에 어긋난 일이나 마음에 차지 않는 일이 있으면, 어제 온 행자나 20년 된 스님이나 가리지 않고 질책하셨다. 스님 앞에서는 어느 누구도 예우를 기대할 수 없었다.

질책은 있어도 칭찬해 주는 법은 없었다. 야단 맞지 않으면 그것이 잘했다는 식으로 생각하며 살아야 했다. 스님은 그렇게 우리에게 바늘 세울 틈도 주지 않으셨다.  

[...]

''수고 많았데이.''

이 한마디에 나는 스님의 열반을 예감했다. 호랑이 같던 스님이 칭찬을 다하시다니..

그로부터 보름 만에 그렇게 무서운 스님이 떠났다. 스님을 떠나 보낸 심경은 은산철벽銀山鐵壁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성철스님 문하에서 깨달음을 얻으려고 출가했는데, 미처 깨달음을 얻기도 전에 스님이 떠나시고 말았다'고 생각하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니 전율이 느껴졌다.

성철스님 생전에 깨달음을 얻겠다는 급한 마음에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었다.

''화두를 공부하여 도를 깨우치기가 그렇게 어려운데, 지름길로 단번애 깨칠 길은 없습니까?''

역시나 어리석은 물음이었다.

''그런거 가르쳐 주는 거는 미친놈한테 칼 쥐어 주는 거나 같은 기라. 내가 우째 그래 하겠노. 답답해도 혼자 공부를 마쳐야 하는 기라!''

당시 공부에 진전이 없는 우리를 보고 성철스님은 얼마나 답답해 하셨을까?

스님을 떠나보내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비로소 스님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해 본다.

성철스님은 내가 처음 출가했을 때만 해도 깨달음에 대해 물으러 오는 스님들을 참 반갑게 맞이해 자세히 일러주곤 하셨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내 말 듣는 놈이 아무도 없어'' 라고 하시며 가르침을 청하는 스님들을 잘 만나주지 않으셨다. 

고희를 넘기면서부터는 부쩍 '눈 푸른 납자 衲子' 를 기다리신 듯 하다. 납자란 수도승을 말하며, '눈 푸른 납자'란 서쪽에서 온 달마대사의 푸른 눈에서 나온 비유로 '탁월한 선승'이란 뜻이다. 

그러나 눈 푸른 납자는 오지 않았고, 성철스님은 깨달음의 큰 보따리를 아무에게도 전해 주지 못하고 떠나신 셈이다.

見之不見 逢之不逢 古之今之 悔之恨之

보아도 보지 못하고 만나도 만나지 못하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탄스럽고 한탄스럽다. 

양무제가 달마대사를 추모한 이 비문이 어찌 이리도 내 마음과 같을까? 나는 어쩌면 성철스님을 보아도 보지 못하고, 만나도 만나지 못한 것이 아닐까? 

20년 전 해인사로 성철스님을 찾아온 건 분명히 나였건만........

====

원택스님 지음, 성철스님 시봉이야기 1 가운데, 돈오돈수장에서 발췌했습니다.

..몇년 전에 읽었던 이 책을 우연히 다시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겉표지 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조심스럽게 첫장을 열자마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알 수 없는 큰 목소리. 그 소리의 발원지를 따라 더듬더듬 천천히 들어가봅니다. 문장과 단어의 미세한 틈새 사이로 겨우 보일듯 말듯한 어떤 공간속으로ㅡ.    

..이 가을 아니 이 저녁. 나 자신에게 다시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2007.08.31 22:16:09 | 내 블로그 담기
연승 성원스님   성철스님이야기
2008.09.15 02: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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