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종로오가에서 제등행렬을 지켜 보았다. 바로 옆에는 서너명의 외국인이 있었다. 젊은 남녀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행렬이 지나갈 때마다 손을 흔들었다. 이를 본 행렬참가자들 역시 반갑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손을 흔들어 교감한 것이다.
연등축제는 단지 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마치 TV에서 쇼프로를 시청하듯이 보는 것이 아닌 것이다. 놀이동산에서 퍼레이드를 관람하듯이 보는 것이 아니다. 행사 참가자나 거리에서 구경하는 자들이나 모두 함께 하는 것이다. 손을 들어 교감을 표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할 수 있다.
연등축제는 참가자나 구경하는 사람이나 일체가 된다. 쇼 하는 사람 따로 보는 사람 따로가 아니다. 동국대 운동장에서 율동하는 연희단은 불교신자들이다. 길거리에서 구경하는 사람들 역시 불교신자가 다수이다. 그러다 보니 불자들의 축제가 되었다. 여기에다 외국인들도 합세했다. 지구촌이 글로벌화 된 것이다.
여성청년불자들은 우비를 벗고
행사 참가자들 중에는 젊은 층이 많다. 동국대 운동장에서 율동시간이 있었다. 그때 청년 율동 때 놀라운 일을 보았다. 비는 하염 없이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여성청년들이 우비를 벗은 것이다.
여성청년들은 우비를 벗고 율동을 했다. 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내리는 비를 즐기는 듯이 보였다. 행사 참여자들에게 날씨는 문제 되지 않은 것이다. 젊음의 특권을 보는 것 같았다.
종로는 외국인 이주민노동자들의 해방구
2007년 이후 연등축제에 참관하여 글을 남기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아마도 외국인 참여자일 것이다. 길거리에 외국인이 반이 될 정도로 많지만 행렬에 참가하는 외국인들도 많다는 것이다.
외국인 행렬은 볼만 하다. 왜 그런가? 이국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김 모습 자체가 이국적이다. 더구나 의상도 이국적이다. 마치 국제페스터벌을 보는 것 같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대부분 불교권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다. 한국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네팔,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베트남, 몽골 사람들이 대거 참가했다.
연등축제는 한국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다. 연등축제는 외국인 이주민노동자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날이나 다름 없다. 전통의상을 입고 한국의 심장인 종로거리를 활보 하는 것 자체가 축제인 것이다.
젊음은 폭발적이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스리랑카 행렬에서 춤판이 벌어졌다. 그들은 우비도 입지 않았다. 비를 맞으며 몸을 흔들어 댔다. 마치 종로가 그들의 해방구가 된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