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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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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san    
정기상 (kee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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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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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깊이
 

    “물이 아까워?”

  “당신은 그 것을 말이라고 해요?”


  몸이 감기로 인해 불편하여 짜증이 나 있었다. 오뉴월에는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감기로 고통을 받게 되니 짜증이 나 있었다. 약을 먹기 위하여 물을 달라고 하니, 집사람이 작은 컵에 반절 정도만 물을 채워서 주는 것이었다. 약을 먹기에 부족한 양이었다.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불쑥 튀어나온 말이었다.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말이니 당연 가시가 돋쳐 있었고, 그 것을 인지하지 못할 집사람이 아니었다.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도 곱다고 하였던가. 그 말에 참지 못하고 집사람도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예상하지 못한 반격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충돌하고 말았다. 높아진 목소리로 인해 아이들은 슬금슬금 방으로 들어갔다. 오고 가는 말은 이미 말이 아니었다. 험한 소리가 난무하게 되니, 대화가 되지 않았다. 집안에는 분기로 넘쳐났고 험악한 분위기가 되었다.


  씩씩거리던 숨소리도 시간이 흐르게 되니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던 이성이 고개를 내민다. 가만히 돌아다보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고성을 올리며 싸울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짜증이 나 있던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심코 내뱉은 말 한 마디가 발단이 되었을 뿐이었다. 가시가 돋친 말을 듣게 된 집사람의 기분이 절대로 좋을 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마음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다. 체면이라고 하는 놈이 앞을 딱 버티고 서 있으니, 입안에서 뱅뱅 돌뿐 밖으로 나오지를 않는다. 생각과 행동이 다른 나를 바라다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내 마음의 깊이가 얼마나 일천한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내세울 것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자존심 때문에 옳은 일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진다.


  마음의 깊이.

  마음이 깊었다면 편협하지 않아야 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야 한다. 짜증이 나 있더라도 조금만 생각하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어야 한다. 설사 무심코 말을 뱉었다면 집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넓게 생각하였어야 하였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헤아리고 곧바로 웃음으로 대하였다면 다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마음이 깊지 않으니 악순환을 하고 만 것이다.


  마음이 깊고 넓다면 그 사람에게서는 향기가 난다. 향의 여운이 주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그 것은 잔물결을 이루어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가 된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너무나 얇아서 함께 사는 집사람에게까지 향기는커녕 화를 나게 하였으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지사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조금은 마음이 깊어질 수 있을 터인데, 아쉽기만 하다.<春城>

2006.07.31 18:39:10 | 내 블로그 담기
적조월   정기상님의 글이 참 공감갑니다.
늘 저 연꽃과 같은 마음이라면...
성불하세요. _()_
[청암]
2006.08.01 17: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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