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지혜의 광명은 본래 아미타 부처님과 같은 성품이었사온대
끝없는 옛적부터 제 마음을 알지 못하고 번뇌를 일으켜
업을 지으면서 혹은 부모에게 불효하고 어른에게 불공경하며
잔인하고 자비가 적어 살생도 하고 훔치기도 하고 사음도 하며
거짓말과 잘 꾸며대는 말과 이간질하는 말과 악담 설욕을 하였사오며
욕심 내고 성내고 어리석어 열 가지 나쁜 업을 지었사옵니다.
저는 나쁜 스승에게 순종을 하고 삼보를 진실로 믿지 않아서
오계, 팔계, 십계, 십선계, 십중대계, 48경계를 깨뜨렸사오며
삼천위의와 팔만세행을 지키지 못하고 일천죄가 되어
인과를 부인하고 대승경전을 비방도 하였사오며 무자비하게
남의 선한 일을 방해하고 청정한 수행을 권장하지 아니하였사오며
부모를 죽이는 일, 화상을 죽이는 일, 아사리를 죽이는 일,
아라한을 죽이는 일, 절을 손괴하는 일들을 저도 모르게 저질렀사오며,
그리고 시방삼보의 재산을 함부로 침해하고 부정하게 법을 말하며
수행하는 이를 더럽히는 일들을 행하는 등 삼보의 거룩한 대중과
부모와 법계의 모든 중생들에게 여러 가지 죄를 지었으되,
혹은 몸소 짓기도 하고 남을 시켜 짓기도 하고 죄 짓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등 그 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법계에 두루 하고
허공에 가득 찼나이다.
지금 아미타 부처님 앞에 낱낱이 참회하옵니다.
바라옵건대 아미타불의 위신력으로 끓는 물에 얼음 녹듯하옵고
생각을 따라 변화하여 위없는 지혜를 이루게 하여주옵고
또 아미타불의 사십팔원으로 중생을 어여삐 여기사 깨끗한 광명을
놓아 거두어 주시옵소서.
저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시방세계의 많은 부처님들이 여러 가지
보배로 장엄한 극락세계에 보살들이 한 번 가서 나면 영원히
물러나지 아니하고 끊임없는 행을 닦아 보리를 증득하게 된다고
말씀하신 것을 알고 있었사오며, 한 마디로부터 열 마디까지
염불하거나 하루부터 이레까지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 분명 극락세계에 가서 난다고 말씀하신 것도 알고 있었으나
제가 어리석고 미련하여 믿지아니하였사오며 혹은 그런 말을
듣고도 우습게 여겼사옵니다.
혹 염불하는 이를 나쁜 마음으로 방해하였사오며 설사 믿는다
하더라도 결정한 마음이없어 있는 듯하다가 없어지고 도로
물러서곤 하여 나쁜 업의 인연은 점점 무거워지고 세상 일은
얽힐대로 얽히어 몸은 도량에 있으면서도 마음으로는 세상일에
반연하고 입으로는 극락정토를 말하면서 뜻은 사바세계를 생각하여
업은 조금도 소멸시키지 못하고 열 여섯 가지로 관하는 마음은
한 번도 철저하지 못하였나이다.
이러한 제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될 때에 횡액을 만나게 되어
집이 무너지거나 바위가 떨어지거나 난리를 만나거나
독약을 잘못 먹거나 하여 갑자기 죽게 되면 염불할 겨를이 없고,
혹 위중한 병에 걸리어 고통이 심하게 되면 정신을 잃어
바른 생각을 가지지 못하며 극락세계에 가서 나지 못하고
도로 사바세계의 오탁악세에 헤매면서 삼독 팔난의 업을 따라
태어나서, 다섯 가지 아프고 다섯 가지 타는 곳에서 가장 심한
고통을 받으며 오는 세상에서 나고 죽는 일도 기약이 없을 것이오며,
혹은 태궁에 나서 쇠사슬의 액난을 만나면 오백년 동안 부처님을
뵈옵지 못하리니 이런 것은 모두 그 전부터 아미타불을 믿지
않고 극락세계에 가서 나는 것도 믿지 않으며 몸과 말과 뜻으로
업신여기고 비장한 탓으로 말미암아 설사 믿을 마음을 내었더라도
여러 가지 장난을 하게 된 것이옵니다.
이제 아미타 부처님께 머리 조아려 참회하옵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