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인 1994년 5월호 >
시시분별이 끊어지니 청산이 고요하고 고요해서 밤달이 밝더라.
미륵보살님의 손가락 하나를 주시오
무지한 사람은 기도를 하러 와서도 복을 짓지 못합니다. 경전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부자가 되고 싶어 미륵보살에게 기도를 했답니다. 기도를 간절히 하니 댓가를 주어야겠기에 미륵보살이 그의 꿈에 현몽해 도량에 있는 바위 덩어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것이 금 덩어리이니 가져가 잘 살라고 했어요. 금덩어리를 받은 그 사람은 세상에 이런 좋은 법이 있는데 헛고생 했다 싶어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부자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어요. 그래, 이번엔 미륵보살님이 이를 가리키며 금 덩어리이니 가져가라고 했어요. 그러자 이에 재미가 들린 그 사람은, 더 큰 부자가 되려고 꾀를 냈어요. 미륵보살님의 손가락을 달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손가락질만 하면 금 덩어리가 되니까 손가락이 탐난 거지요. 그러나 복이 있는 사람이 복을 짓는 것이고, 인과가 있는 것인데 더 이상 그의 청을 들어 줄 수 없어 미륵보살님은 그냥 사라져 버렸어요. 그 뒤에 그 사람 집에 강도가 어떻게 알고 들어왔는지 그의 손발을 묶고 입을 틀어 막으며 금 덩어리를 내놓으라고 하고는 가져가 버렸어요. 욕심 때문에 다시 가난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어떤 서당 선생이 제자들에게 공부를 해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각자 지방 장관이 되겠다느니 박사가 되겠다느니 한 마디씩 하는데 한 사람만 대답을 하지 않아 다시 물었답니다.
“너는 글을 배워 무엇이 될래?”
“저는 욕심 없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선생은 이 살기 어려운 세상에 기특한 생각을 하는 제자가 있는 것이 기뻐 다시 물었습니다.
“그래, 무엇 때문에 욕심 없는 사람이 되려고 하느냐?”
“욕심을 갖지 않으면 금은 덩어리가 환히 보인다는데, 선생님은 듣지 못하셨습니까?”
그러면 그렇지 선생은 그 대답을 듣고 입맛이 썼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이와 같습니다. 정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시주 쌀 한 톨의 무게가 수미산보다 더 무거우므로, 만약 도를 이루지 못하면 뿔을 이고 털을 다치는 짐승이 되어 시주의 빚을 갚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월이 화살과 같이 빠르니 삼가히 잡된 용심, 곧 탐심, 진심, 치심을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독심을 마음에 두고 평안하기를 바라지 말라고 했습니다. 마음 속에 어리석은 마음이 불쑥 자라고 있는데, 어찌 잠을 편히 잘 수 있으며 마음이 편할 수 있겠습니까.
이 몸을 이생에 건지지 못하면 사람 몸 받기 어렵답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사람 몸 받기 어렵답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나고 나는 곳에서 호랑이 밥이 됩니다. 들에 가면 독사밥, 물에 가면 큰 고기 밥이 됩니다. 돌아가신 부모님도, 사랑스런 아들 딸도 모두 호랑이 밥과 독사 밥을 면치 못합니다.
눈으로 보는 바가 없어 분별이 없어지고, 귀로는 듣는 바가 없어 시비가 끊어지니, 시비분별을 다 끊어버리면 청산은 고요하고 고요해서 밤달이 밝더라. 밤달은 마음달입니다. 어리석은 눈을 갖고 살면 밤낮 지옥에 가는 죄를 쌓는 겁니다.
법당에 계신 부처님은 등상불이고, 진짜 부처님은 우리 마음에 있습니다. 부처님을 향한 참된 공양이 무엇인지 바로 알아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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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성원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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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공부가 될것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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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3 23:0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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