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性徹)스님의
화두(話頭)하는 법(法)
부(附) : 1. 공안의 명칭과 기능
2. 참선경어
3. 깨달음의 길
수좌5계(首座5戒)
퇴옹성철(退翁性徹)
一. 3시간 이상 자지 말라.
잠이 많으면 마음이 법(法)에 들어가지 못하며, 제천(諸天)이 기뻐하지 않고,
악몽(惡夢)이 많아지고, 몽정(夢精)을 하게 된다.
기상시간이 되지 않았더라도 잠이 깨면 그 즉시 일어나서 수행하고 졸음이 오면
빨리 움직이며 경행(經行)하라.
열심히 정진한다면 짧은 시간내에 졸음은 극복된다.
一. 벙어리 처럼 지내며 잡담(雜談)하지 말라.
말은 수행상(修行上)의 큰 장애니, 5分 동안의 이야기는 하루동안의 마음 집중한
공(功)을 깨뜨린다.
一. 문맹(文盲)같이 일체문자(一切文字)를 보지 말라.
널리 배워서 지혜가 많으면, 자성(自性)은 오히려 어두워지는 것이니,
무엇이든지 읽지도 외우지도 회상하지도 말라.
진정으로 견성(見性)하고자 한다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었던 일체의 언어문자
(言語文字)를 깡그리 쓸어 내버려서 털끝만큼도 없게 해야 한다.
팔만법보(八萬法寶)와 금언성구(金言聖句)도 십지등각(十地等覺)의 현묘(玄妙)한
지해(知解)도 모두 정법(正法)을 매몰하는 티끌더미다.
자기 마음속의 무진장(無盡藏) 보배창고(倉庫)는 개발하지 않고,
불조(佛祖)의 언설(言說)만 익히면, 남의 보배만 헤아리는 꼴을 면치 못한다.
도(道)를 닦는데 있어서 경론(經論)을 익히고 외우는 것만큼 장애가 되는 것은
없으니, 이를 단연코 버리고 용맹정진(勇猛精進)해야 한다.
동산왈(洞山曰), “심의식(心意識)으로 현묘(玄妙)한 종지(宗旨)를 배우려 한다면,
서쪽으로 가려 하면서 오히려 동쪽으로 가는 격이다.”
一. 포식(飽食) · 간식(間食)하지 말라.
중생들의 탐애심(貪愛心)이 모두 음식(飮食)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다.
그러므로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 몸이 마르지 않게 유지하기 위해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음식 먹는데 두 가지 태도가 있으니, 하나는 망상(妄想)과 욕심(慾心)으로 먹는
것이요, 하나는 지혜(智慧)와 도심(道心)으로 먹는 것이다.
불설(佛說),
“적게 먹을수록 마음은 더욱 밝아지고 많이 먹을수록 마음은 더욱 손상된다.”
一. 돌아다니지 말라.
마음은 절대로 움직이지 말고, 몸은 규칙적으로 움직여라.
조주왈(趙州曰), “너희가 만약 벙어리가 되어, 총림(叢林)을 떠나지 않고, 20년
30년 동안 이 도리를 참구(參究)해도 얻는 것이 없다면, 내 머리를 끊어가라.”
Ⅰ. 공부(工夫)의 3대(三大)요령
① 일체망상(一切妄想)에 신경쓰지 말라.
망상(妄想)이 생기든 말든, 다만 화두(話頭)만 하라. 만약 그렇지 않고 망상(妄想)을
제거하려고 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이는 망상에 다시 망상을 더하는 일일뿐이다.
② 어떤 상황에서든 화두(話頭)를 놓치지 말라.
공부(工夫)의 비법(秘法)은 딴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설사 누군가 머리를
베어가도 심장(心臟)과 간(肝)을 오려내어 목숨이 끊어지게 될지라도 -결코 화두
(話頭)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이렇게 애쓰고 애쓰다 보면 잠이 깊이 들었을 때도 화두(話頭)가 이어지는 때가
오는데, 이 경지를 지나면 깨친다.
③ 화두(話頭)에 최우선을 두라.
빨리 깨치려면, 다른 일은 다 때려치우고 모든 일에 우선 순위를 화두(話頭)에 두고
이것만 하라.
Ⅱ. 공부(工夫)의 선결조건(先決條件)
① 무상(無常)한줄 알라.
목숨은 100년 뒤에야 비로서 죽는 것이 아니라, 실로 찰라찰라간에도 수백번
생멸(生滅)을 거듭하여 이어지는 것이니, 이를 알고 경각심을 가져라.
② 착각에서 벗어나라.
자기를 몸이나 마음과 동일시하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이러한 착각이 무진보장
(無盡寶藏)의 활개(豁開)를 방해하고, 온갖 죄악(罪惡)을 일으킨다.
그리고 ‘금생(今生)에 공부하지 않아도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진 않겠지’하는
자만과 착각에서 벗어나라.
Ⅲ. 공부를 해도 영험(靈驗)이 없는 이유
중봉명본(中峰明本)
1. 고인(古人)들과 달리 도업(道業)을 이루려는 의지(意志)와 기개(氣槪)가 없다.
2. ‘생사(生死)가 무상(無常)하다’는 것을 일로 여기지 않는다.
3. 무량겁(無量劫)동안 익혀온 습(習)과 소중하게 여기던 것을 놓아버리지 못하고,
좌복에 앉아서는 혼침(昏沈) 아니면 산란(散亂)에 빠져 있다.
4. 깨칠 때까지는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퇴전(退轉)치 않겠다는 신심(信心)을
갖추지 못했다.
◎ 세상에 나면서부터 미륵인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럼에도 요즘의 성취가 없는 이들은 자기가 애쓰지 않는 것은 꾸짖지 않고
불법(佛法)이 쇠(衰)하고 총림(叢林)은 저물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위로는 자기를 단련 시켜줄 선지식(善知識)이 없고, 옆으로는 정진(精進)을
책려(策勵)해 주는 도반(道伴)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방사(房舍)가 불편하고 음식이 맛이 없고 대중의 규칙도 시원찮고 주위 환경
이 시끄러워서 이처럼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는데, 이런 것은 누구나 핑계
대는 소리다.
이는 마치 농부가 물이 가문 것만 책망하면서 김을 매지 않는 것과 같으니,
이러고서 어찌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바라겠는가?
학도인(學道人)이라면 역순(逆順)의 경계를 대하더라도 한 생각이라도 분별하려
해서는 안되는 것이니, 만겁(萬劫)토록 생사(生死)에 얽매이게 된 허물이 바로
이러한 경계는 '분별하는 생각'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발심할 때에 본래 ‘결정코 생사대사(生死大事)를 해결하리라.’하고 기약하고
서, 20년이나 30년씩 공부했어도 만약 깨치지 못했더라도 부디 다른 방편을 구하지
말라. 다만 마음에 딴 생각하지 말고 오직 화두(話頭)에만 마음을 쏟아 부지런히
부지런히 쉬지 말고 공부하라.
단지 참구(參究)하던 화두(話頭) 위에 굳건히 서서, ‘살아있는 동안은 물론, 죽어서
조차 항상 화두(話頭)를 여의지 않으리니, 만약 철저히 깨치지 못한다면, 3생(生)이
걸리든, 100생(生)이 걸리든, 결정코 공부를 쉬지 않겠다!’ 하는 이런 바른 인(因)만
있다면 대사(大事)를 밝히지 못할까 근심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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