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제가 안부 여쭙는 독거 어르신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그 분께서는 몇 달 전 붓글씨 연습을 하고 싶으시다며 
화선지 파는 곳을 알려달라고 하셔서 
제가 조계사 앞 가게에서 직접 종이를 조금 사 드린 적이 있습니다.

종이를 갖다드렸더니... 할아버님께서는 조금 부담스러우셨는지...
보답으로 제게 글씨를  쓰셔서 선물하시고 싶다고 하시며 
혹시 원하는 글귀가 있으면 무엇이든 얘기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혹시 반야심경도 가능하신지 여쭙고 ... 부탁드렸었습니다. 
.... 그런데 ... 시간이 한 참 흘러도 소식이 없으시기에... 
저는 사실은 잊고 지냈습니다.

오늘 오후 ... 할아버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할아버님께서는...“ 알량하게 쓴 글이나마 
선생님께 선물을 하고 싶은데 혹시 시간이 괜찮으신가요?”라고 하셨습니다. 
당연히 좋다고 말씀드렸겠지요? ^^*

전화를 끊고... 그 분을 기다리며... 
저는 아마도 < 색즉시공, 공즉시색> 여덟 글자 정도 쓰셨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제가 ...반야심경 전문이 힘드시면 
그냥, 여덟 글자만 써달라고 말씀드렸거든요. 

그런데 오후 4시쯤 그분께서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2장, 반야심경 전문 두장 해서 모두 4장을 써 오셨습니다.
그 분은 글씨를 펼치시며 한참 동안, 아주 많~이 망설이셨습니다. 
아무래도 다음에 잘 써서 주시는 게 낫겠다시며... ... . ^^*

글씨는 제 예상 보다 훨씬 멋졌습니다.
사실은 글씨를 처음 보는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
너무 잘 쓰셨지요?

눈도 안 좋으시고 연세도 워낙 많으신 분(86세?)이신데.... 
이 글을 쓰시느라 너무 무리하신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_(())_

오늘의 귀중한 선물... 평생 잘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분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