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을 이끄는 ‘마음’ 찾는 대장정 불교의 핵심사상은 ‘마음’ 즉 심(心)이다.
청담 큰스님은 이러한 마음의 조화와 변화를 체계화시키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셨다. 마음이란 무엇이며, 인생에서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큰스님은 체계적으로 확립하여 불교사상에 깊이 투영(投影)하고자 하셨다.
우리가 108산사순례를 나서는 이유 역시, 큰스님께서 항시 말씀하신
그 심(心)를 찾기 위한 긴 장정(長征)이다.
이 마음속에 극락이 있으며, 이 마음속에 인욕이 있으며,
이 마음속에 나라사랑이 있으며,
이 마음속에 남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
우리는 흔히 극락세계를 두고 내세세계(來世世界)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극락이란 곧 즐거운 마음이 있는 곳이다.
즉 자기의 마음이 지옥을 만들고 극락을 만들기 때문에 산사순례는
우리가 가진 탁한 마음을 청정하게 하고 세속의 눈[眼]을 깨끗하게 하여
마음속에 자비를 갖게 하여 자기 자신을 극락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사순례는 ‘인욕심(忍辱心)’을 갖게 한다.
인생은 인내심을 기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 참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말이다.
날씨가 덥거나 추워도 반드시 순례를 나서고자 하는 마음,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순례를 나서고자 하는 마음,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순례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그 마음을
가지는 것이 곧 인욕이다. 만약, 이러한 인욕(忍辱)심을 버리지 앉고
평생을 지니고 있다면 이 세상일에 어려운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산사순례는 또한 나라와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이는 큰스님께서 일생을 통해 주장하신 집념이요, 신념이며 행동이기도 하다.
스님은 호국(護國)사랑의 근본은 바로 이웃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산사순례를 나서
농촌을 사랑하고 108다문화인연을 맺고 초코파이를 장병들에게 전하는 일,
소년 소녀가장 108장학금, 병든 이를 돕는 일 등이 바로 나라사랑이다.
이와 같이 ‘108산사순례’는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극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것이 청담 큰스님께서 늘 주창하신
극락사상, 인욕사상, 호국사상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므로 108산사순례는 청담 큰스님이 평소 가졌던 그 정신에 대한
유훈(遺訓)을 실천하는 일이며 ‘청정심(淸淨心)·청정신(淸淨身)·청정토(淸淨土)’의
마음의 밭을 가는 ‘심전경작(心田耕作)’인 것이다.
참으로 우리는 이 일생에서 가장 지극한 순례를 하고 있으며
불국토의 길을 한 달에 한 번씩 가고 있다.
여기에는 반드시 참회 정신이 들어가야 한다.
부처님이 계신 곳에 와서 지난 한 달간 잘못 살아온 삶을 참회하고,
또 다시 좋은 인연과 좋은 삶을 살기 위한 마음을 다진다면,
우리는 적어도 남은 세월을 아름다운 화엄세계(華嚴世界)로
자신을 이끌 수가 있다. 정말 이 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사람은 한 번 나면 반드시 한 번 죽는다’ 삶이란 육체의 죽음이 오기까지는
한갓 나그네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어디서 어디로 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108염주를 다 꿰고 나면 이러한 인간 생사의 문제에 대해
우리는 적어도 벗어날 수 있다.
인생이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아닌 우리는 적어도
108염주를 안고 마음의 즐거움을 안고 극락세상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108산사순례 기도회를 만든 것도 다 이런 생각에서이다.
이 모든 것이 오직 마음하나에 달려 있다.
청담스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인생길은 일회성(一回性)에서 불과하다.
그러나 법신의 길은 윤회와 영원 속에 있다.
또한 법신(法身)은 마음공부에 달린 영원의 성(城)을 쌓는 일이기 때문에
108산사순례는 자신의 마음을 법신으로 만들기 위해
108염주를 한 알 한 알 꿰어 나가는 일인 것이다.
진리란 결국 마음 하나에 만들어지고 바뀐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곧 ‘108산사순례기도회’의 마음이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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