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 천수경박사되다] 24. 천룡중성동자호天龍衆聖同慈護
천룡중성동자호天龍衆聖同慈護 (하늘의 신과 성현들이 자비로써 보호해 주며) |
서양에서는 대체로 용을 악신에 비유하는데 반해, 불교에서는 물론 동양에서는 하늘 위에 사는 용을 인간을 보호해주는 선신(善神)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탄생 시 두 천룡이 아기 부처님께 청정수를 뿌리며 경배했다고 합니다. 이런 선신인 용과 불법을 수호하는 모든 성현과 신들이 관세음보살님과 같은 자비심으로 보호주시길 바란다는 뜻입니다. |
중성衆聖
중성은 불법을 옹호하는 신들을 말합니다. 예불 때 부처님 전에 공양을 올린 다음 다시 옆의 칼과 금강저(金剛杵) 등으로 무장하고 호위병도 여럿 거느린 탱화인 신중단(神衆壇)에 퇴공(退供)하여 올리는데, 이 신중단에 모셔져 있는 분들이 바로 중성(衆聖)입니다.
모든 경전의 마무리는 이 신들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환희하여 발원하는 형식으로 끝나게 됩니다. 그 예로 <금강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마무리됩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장로 수보리와 비구니와 우바새·우바이와 여러 세계의 하늘사람(天人)·세상사람(世間)·아수라(阿修羅)가 부처님 말씀을 듣고 모두 다 크게 기뻐하며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여기서의 하늘사람[天人]이 말하자면 중성(衆聖)에 속하는 존재입니다. 성중(聖衆)은 이 신들의 여러 부류를 일컫는 말이니, <천수경>의 ‘중성’(衆聖)이나, 성중(聖衆), 신중(神衆)은 거의 같은 뜻으로 여기셔도 됩니다. 이 신들은 불법을 보호하고 불도를 이루고자 하는 중생을 보호하여, 불법을 따르는데 장애가 없게 하는 역활을 자임한 분들입니다. 그러니 출가수행자뿐만 아니라 불교신자들도 모두 옹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신입니다. 단, 불법을 제대로 받들고 제대로 수행하는 신자에 한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이 성중들에 관한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 옵니다. 원효스님과 동시대에는 그 경지가 대단한 스님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원효스님은 생몰연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원효스님 이상으로 한국불교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의상스님이 그런 스님 중 대표적인 분입니다. 의상스님은 도선스님(조선의 도선국사가 아닙니다)과도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그런데 이 도선스님은 계행이 청정한 율사(律師)로, 사시(巳時 : 오전 9시 30분~11시 30분)에 천신들이 직접 공양을 올리는 천공(天供)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어느 날 도선스님이 의상스님을 청하여 이 천공을 대접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천신들이 천공을 올리지 않아, 의상스님은 그냥 돌아갔고 도선스님은 낭패를 당한 것입니다.
의상스님이 떠나버리고 조금 있자 그제야 천신들이 공양을 가지고 왔습니다. 도선스님이 호통을 치며 늦은 연유를 묻자 천신이 답하길, 의상스님 주위에 신장(神將)들이 호위를 하고 있으니 자신들은 감히 들어올 수가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유사한 얘기는 무수히 많고, 저도 신장의 위신력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천수경>의 중성(衆聖), 곧 성중(聖衆)은 중생과 수행자의 경호원과도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
※ 성법스님 저서인 '왕초보 천수경박사되다' 의 내용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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